취미

[손뜨개] 천연비누 거품망 만들기

꽃을든낭자 2019. 12. 10. 11:30

[손뜨개] 천연비누 거품망 만들기

일명 스님 비누라 불리는 천연비누를 사용한지도 2년이 넘었다. 정확히 언제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첫째 아이가 12개월이 지난 이후로 바디워시로 씻기면 몸을 간지러워했다. 발진도 없고 멀쩡한데 간지러워해서 여러 가지 바디워시 제품을 바꿔가며 사용해 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천연 바디워시를 사용해도 간지러워했다. 그리고 스님 비누를 사용한 후로는 더 이상 간지럽단 소리를 하지 않았다. 간지러운 원인은 정확히 모르겠다. 확실한 건 몇 개의 바디워시 제품은 확실히 엄청 간지러워했고 바디워시를 사용하지 않고 물로만 다시 씻기면 간지럽다고 하지 않았다. 스님 비누는 천연비누이고 성분도 착해서 아이들한테 쓰기 시작했는데 수익금의 일부를 불우한 이웃에게 기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비누도 쓰고 기부도하고 일석이조다. 단, 천연비누의 단점은 거품이 풍성하지 않고 비누가 작아지면 사용하기 불편해진다. 그래서 부드럽고 풍성한 거품을 만들어내는 비누거품망을 찾아봤지만 마땅한 것이 없다. 어쩌겠는가... 만들어야지!! 아래 사진이 완성된 비누거품망이다.

 

지금부터 천연비누 거품망 만들기 과정이다. 부드럽고 샤워타월로 제격이라는 털실 두 뭉치를 샀다. 털실 이름은 블레싱 날개사다. 얼굴에 비벼도 부드럽고 좋았다. 아이들 목욕 타월로 쓰기에도 아주 적합하다. 그러나 즐거움은 잠시였다. 비누 거품망을 뜨기 시작한 이후로 생각도 못한 단점들이 쏙쏙 드러난다.

 

기억을 되살리며 10코 사슬뜨기 했다. 그리고 한길 긴 뜨기를 하려는데 코가 안 보인다. 안 보인다. 안 보인다. 손뜨개도 잘 못하는데 코가 안 보여서 몇 번을 풀었다 다시 뜨기를 반복했는지 모르겠다. 

 

아래 사진처럼 빛에 비추면 구멍이 보이면서 코가 조금씩 보인다. 1코 뜨는데 1분씩 걸린 거 같다. 다음부터는 절대로 이러실 사지 말아야지ㅠㅠ

 

정말로 거짓말 안 하고 10번 넘게 풀었다 다시 뜨기를 반복하다 겨우 성공했다. 다음부터는 절대로 이러실 사지 말아야지ㅠㅠ

 

벽에 걸어둘 고리도 만들었다. 코가 너무 안 보여서 사슬 뜨기 7번으로 만든 게 최선이다.

 

비누 거품망 입구는 똑딱이 단추(T단추)를 달았다. 지퍼를 달면 좋겠지만 마땅한 지퍼도 없고 씻을 때 불편할 것 같아서 T단추(똑딱이 단추)를 달았다.

2019/12/05 - [취미/재봉틀,미싱] - [미싱] 똑딱이 단추 달기(T단추 기구 사용)

 

[미싱] 똑딱이 단추 달기(T단추 기구 사용)

[미싱] 똑딱이 단추 달기(T단추 기구 사용) 아이들 옷에는 일반 단추보다 똑딱이 단추가 훨씬 편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손바느질로 똑딱이 단추 달기는 너무 귀찮고 일반 단추는 단추 구멍 만들기가 귀찮다..

jjm5809.tistory.com

 

비누 거품망에 비누를 넣어봤다. 작아진 비누도 넣고 거품을 만들어봤다. 거품도 풍성하고 나쁘지 않다. 그러나 젖은 거품망이 빨리 마를 것 같진 않다. 수세미 실처럼 물이 금방 빠지고 마를 줄 알았는데 오산이다. 문제는 또 있다. 풍성한 거품을 만들어 내는 만큼 비누가 너무 빨리 닳아 없어졌다. 아무래도 작아진 비누만 넣고 사용해야 될 것 같다. 


천연비누 거품망을 만들어 봤다. 코가 안 보여 뜨개질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내 뜨개질 실력을 탓해야지 누굴 탓하겠는가...ㅠㅠ 거품망은 부드럽고 거품도 풍성하고 활용도도 높고 만족한다. 아이들 목욕타월로도 좋고 얼굴용으로 사용해도 손색없다. 몇 개 더 만들어서 여행 갈 때도 시댁에도 친정에도 가져갈 생각이다. 뜨개질을 이렇게 하는 게 맞나 의심이 생기지만 어쨌든 완성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