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여행

코시국 연말 여행 '한적한 입파도'

꽃을든낭자 2021. 12. 25. 09:10

2021.05.17 - [일상/여행] - 화성시 한적한 입파도 여행 숙박 및 배편

 

화성시 한적한 입파도 여행 숙박 및 배편

화성시 한적한 입파도 여행 숙박 및 배편 코 시국이에요. 외출도 힘들고 아이들은 늘 심심하다고 놀아달라고 보채요. 나도 힘들어요. 하지만 한적한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아요. 3월쯤부터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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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시국 연말 여행 '한적한 입파도'

저는 입파도를 매우 좋아해요. 서서 파도를 맞는다는 입파도. 전기는 발전기를 돌려서 사용하고 물은 지하수를 끌어올려서 사용해요. 전기가 종종 끊길 때도 있고 물이 갑자기 나오지 않을 때도 있고 인터넷도 계속 끊기고 불편하기 짝이 없죠. 이런데도 입파도를 좋아하는 이유는 매우 한적하고 여유롭기 때문이에요. 바다, 파도, 등대, 하늘, 시골길. 하나도 예쁘지 않은 곳이 없어요. 코시국이라 연말에 여행도 못 가고 한적한 입파도에 갈까 생각 중이에요. 입파도는 시설이 워낙 낙후돼서 그런가 사람이 많지 않거든요.

 

 

추석 때 입파도에 들어가기 위해 전곡항으로 가고 있는데 차가 이상해요. 고속도로에서. 가까운 휴게소로 들어갔어요. 냉각수 통이 깨졌다나 뭐라나. 9시 배를 타고 들어가야 되는데 망했어요. 부랴부랴 편의점에서 생수통을 사서 생수는 버리고 생수통에 수돗물을 받아 냉각수 통을 가득 채웠어요. 땀나도록 뛰어다니며 물을 부었죠. 지금 생각하면 그 상황이 웃기네요. 그땐 마음이 몹시 불편했는데.

빠르게 달리면 9시 배를 탈 수 있을 것 같아요.
밟아요.
경로를 이탈했어요.
완벽히 망했어요.

일행은 9시 배를 타고 먼저 입파도로 들어가고 저희는 마리나 매점에서 승선권 작성하고 느긋하게 커피도 마시며 11시 배를 기다렸어요.

 

 

추석 때라 그런지 9시 배에는 사람이 엄청 많았다고 하는데 저희가 탄 11시 배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어요. 저희만 있었죠. 아이들도 뛰어다니며 갈매기한테 새우깡을 주고 매우 신났어요. 배 위에서 위의 사진과 같이 새우깡을 들고 서있으면 갈매기가 다가와 새우깡을 물어가요. 손가락을 물릴 수도 있지만 매우 흥미로운 경험이에요. 아래 갈매기한테 새우깡 주는 영상도 첨부할게요.

 

https://youtu.be/AQ9VGCdrjzg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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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했어요. 나루터에서 바로 원주민 민박이 보여요. 저희가 예약한 곳은 원주민 민박이었는데 나루터에서 멀리 있는 방이었어요. 나루터에서 가까운 줄 알았는데 일행이 많아서 산 중턱에 있는 독채를 주셨어요. 입파도가 워낙 크지도 않을뿐더러 걸어 다녀도 풍경이 워낙 예뻐서 상관없었어요.


 

나루터에는 바다로 내려가면 이렇게 돌이 많이 있어요. 돌을 들면 바지락도 나오고 따개비 등등 먹을거리가 잔뜩 나와요. 특히 바닷 고동이 나오는데 끓여 먹으면 엄청 맛있어요. 서울에서는 돈 주고 사 먹어야 하는 고동을 입파도 사람들은 아무도 먹지 않더라고요. 고동이 지천에 널려있어요.


 

가을 하늘이라 그런지 맑고 높고 너무 예뻐요. 구름도 예쁘고. 겨울의 하늘도 이렇게 예쁠지 궁금해요.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건물이 바로 원주민 민박 사장님이 운영하는 독채예요. 방 3개. 주방 1, 화장실 겸 욕실 1개가 전부예요. 성인 9명, 아이 4명이 화장실 1개로 2박 3일을 지냈어요. 급한데 화장실에 누가 있다면 휴지 들고 나루터 근처에 있는 공중 화장실로 뛰어야 해요. 이 또한 재밌는 일이에요.



해 질 녘 방에 누워서 바라본 등대예요. 물이 들어온 시간이라 등대가 물 위에 있어요. 누워서 바다를 볼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어요. 입파도에 살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요. 


 

낮에도 이런 뷰를 볼 수 있어요. 물이 빠져서 바다가 저 멀리에서 보여요. 그리고 풍경은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워요. 

 

 

 

원주민 민박 독채 첫 번째 방이에요. 비록 작은 방 한 칸이지만 벽지도 깨끗하고 바닥 청소 상태도 나쁘지 않아요. 시골 외갓집 놀러 갔을 때 그런 느낌이 풍겨요. 

 

 

 

두 번째 방이에요. 이불을 펴놨어요. 저희는 이 방에서 4명 잤어요. 어른 2명, 아이 2명. 좁지 않게 여유롭게 잘 수 있었어요. 

 

 

 

원주민 민박 3번째 방이에요. 방의 크기는 3개 모두 비슷해요. 이 방에서는 어른 3명, 아이 2명이 잤어요.  좁지 않았냐고 물었더니 괜찮았다고 하네요. 

 

 

 

욕실 겸 화장실이에요. ㅎㅎㅎ

샤워하는데 갑자기 물이 안 나와서 겨우겨우 씻고 나와서 사장님께 전화했죠. 물이 안 나온다고. 사장님이 오셔서 물탱크 하나를 벌써 다 쓴 거라고 다른 물탱크로 연결해 주셨어요. 여긴 섬이라 물이 흔하지 않으니 조금만 아껴 써 달라고 하시면서. 쫌 미안한 마음이 들어요.  

 

 

 

주방이에요. 깔끔하진 않아요. 청소 상태도 그리 좋지 않고요. 하지만 있을 건 다 있어요. 그리고 주방을 쓸 일이 많지 않아요. 고기 구워 먹고, 회 먹고, 기껏해야 라면 정도 끓였어요. 

 

 

 

원주민 민박은 이렇게 방 앞에 마당 같은 공간이 있어요. 이 마당에 테이블을 펴고 바다를 바라보며 끼니를 해결했어요. 끼니만 해결한 게 아니고 알코올도 섭취하고 카페인도 섭취했어요. 저 위의 사진에서 회는 원주민 민박 사장님한테 샀어요. 원래 그물떼기를 하려고 했는데 요즘 고기 안 잡힌다고 사먹는게 싸다고 하셔서 샀어요. 1kg 3만원 정도 했던 거 같아요. 대목이라 그당시 수산 시장에서 4만~4만5천원 이었는데 싸게 먹었죠. 그리고 회 뜨는건 매점 사장님이 떠주시는데 1kg에 5천원 정도 했던거 같아요.

 

 

 

저희는 거의 하루 종일 마당에 테이블을 펴고 여기 앉아 있었어요. 방에서는 진짜 딱 잠만 잤어요. 바다에 가서 조개도 잡고. 늦은 저녁 물이 빠지면 해루질도 하러 가고. 2박 3일 일정이라 너무 아쉬웠어요. 다음에 입파도에서 한 달 살기도 해보고 싶어요. 하지만 한 달치 식량을 준비해서 들어가야 해요. 짐이 어마어마하겠죠. 뷰가 장난 아니게 좋아요. 비록 시설은 좋지 않지만 꼭 다시 가고 싶은 입파도 원주민 민박이에요.

 

입파도는 전체적으로 숙박 시설이 그다지 좋지 않아요. 그래도 입파도를 연말 여행으로 가고 싶은 이유는 한적하고 여유롭기 때문이에요. 커피 한잔을 먹기 위해 기다리지 않아도 돼요.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라 카페가 없어요. 숙박 시설에서 시골 밥상처럼 음식을 팔긴 하는 거 같지만 마땅한 음식점은 없어요. 입파도 매점엔 꼭 필요한 것들만 있어요. 라면, 모기향, 소주, 번개탄, 믹스커피, 과자 몇 봉지가 전부예요.

 

참고로 원주민 민박 사장님은 처음에 입파도에 들어가서 살기 시작하셨어요. TV에도 나오고 그러신거 같아요.